日 ‘물방울 검사’ 논란…“학생 목욕 후 교사들이 알몸 검사해”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1월 23일 14시 29분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수학여행 중 학생들이 목욕 후 몸을 깨끗하게 닦았는지 검사하는 ‘물방울 검사’ 관행이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일본의 니시니혼신문은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학생들에 대한 ‘물방울 검사’가 행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서 언급한 물방울 검사는 학생들이 목욕을 한 후 교원들이 알몸 상태의 학생들에게 만세를 시킨 뒤 몸에 물방울이 남아있는지 맨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제보자 A 씨는 지난해 12월 중학교 2학년인 딸이 수학여행에서 이같은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학교 측은 “남녀 각각의 목욕탕에 동성의 교원을 2명씩 배치해 물방울 제거와 시간 준수 등을 가르치는 ‘목욕 지도’를 했으며 이는 이전부터 계속해 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후쿠오카현 교육위원회에도 같은 민원이 익명으로 제기됐다. 교육위가 학교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해당 학교 교장은 “목욕 지도는 했지만, 만세를 시킨 사실은 없다”며 “물방울뿐만 아니라 수건을 욕조에 넣지 않는 등 매너 전반을 지도한다. 원래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지만, 모른 채 어른이 되면 창피를 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육은 이어 자신이 교원일 때부터 오래 해온 일이라며 재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교육 현장에선 ‘목욕 후 물기로 인해 바닥이 젖어 학생들이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필요한 지도’라는 의견도 나왔다. 후쿠오카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 지도가 기분 나쁘다고 느끼는 아이가 있다면 지도의 의도가 전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누리꾼들은 ‘목욕 지도’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일본의 한 웹 미디어 업체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1119명 중 약 4분의 1이 '물방울 검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에는 여교사가 남학생을 대상으로 지도한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최근 일본에서 어린이들의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가슴이나 엉덩이 등 민감 부위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만지지 못하게 하는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인권 문제를 다루는 마시타 마리코 변호사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사는 민감 부위 노출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도해야 할 입장이다”라며 “물기로 인해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거면 바닥을 닦는 등 다른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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