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소유주 케링그룹이 미국 뉴욕의 1조원대 건물을 구입했다. 최근 고금리로 부동산 수요가 감소한 상황을 대기업들이 합리적인 투자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케링그룹이 맨해튼 5번가에 있는 빌딩을 9억6300만달러(약 1조2845억원)에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건물면적은 1만700㎥(약 3200평), 위치는 트럼프타워 건너편 고급 아파트촌이다. 해당 건물에는 다양한 명품 매장이 입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링그룹은 구찌, 보테가베네타, 입생로랑, 발렌시아가 등을 소유한 프랑스 대형 그룹이다. 케링그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케링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거리 중 한 곳에 입지를 확보했다”라며 “이번 결정은 선호도가 높은 위치 확보를 위한 선별적인 부동산 전략”이라고 발표했다.
외신은 이에 대해 최근 건물 임대 대신 매입을 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재택근무 확산으로 건물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자금력을 갖춘 대형 기업들이 ‘큰 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케링그룹은 최근 몇 년간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건물을 매입하며 부동산 입지를 넓힌 바 있다. 이탈리아 명품 기업 프라다도 지난해 뉴욕 건물 2채를 8억3500만달러에 인수하며 2023년 맨해튼 최대의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켰다. 같은 해 2월 현대자동차도 맨해튼의 8층짜리 건물을 2억7500만달러에 사들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자라 창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가문 자산관리회사 폰테가데아가 지난해에만 11억유로(약 1조 6000억원)을 투자해 부동산 열 채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폰테가테아 측은 “금리로 대출이 어려울 때 부채가 적은 기업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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