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관이 한국인 입국자의 수첩 속 ‘대만’ 표시 지도를 문제 삼으며 억류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부가 경위를 파악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면서 “주선양 총영사관에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먼저 밝혔고 (외교부도)경위 파악 후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편으로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사업가 A 씨가 중국 세관에 억류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관원들은 A 씨의 짐 가방을 열라고 요구한 뒤 다이어리를 꺼내 뒤적이더니 세계지도에 대만이 별도의 국가처럼 표시돼 있다며 문제 삼았다.
해당 지도에는 대만이 굵은 글씨체로 ‘타이완’으로 적혀있고, 제1 도시 타이베이는 붉은색 글씨로 표기돼 있었다.
세관원들은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오인할 수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조사해 봐야겠다”고 A 씨를 사무실로 데려갔다고 한다.
A 씨가 “다이어리에 부착된 지도를 어쩌란 말이냐?”고 항변했지만 막무가내로 억류했다는 설명이다.
A 씨는 선양 교민들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했고, 결국 한시간쯤 지난 뒤에야 풀려났다. 세관원들은 다이어리에서 지도를 뜯어낸 뒤 “귀국할 때 찾아가라”며 물품 보관증을 써줬다고 한다.
주선양 총영사관은 현재 경위를 파악 중이며, A 씨에 대한 중국 세관 당국의 조치가 과도한 것으로 확인되면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자는 “현지 공관에서 구체적 경위를 확인해야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필요한 협조를 당부하는 절차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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