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맞은 선박 화염… 선원 구조
미군, 후티 미사일 기지 보복 공습
이란과 가까운 中도 “도발 자제를”
홍해 일대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며 항행을 방해했던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로 선박이 화염에 휩싸이는 큰 피해를 입혔다. 피해 선박의 선원들은 구조됐다. 하지만 주변의 중동 산유국을 자극하거나 대형 유조선을 공격하는 행위를 자제해온 후티 반군이 유조선까지 공격 목표물로 삼으면서 일대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예멘 내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27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전날 오후 7시 45분경 후티 반군이 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아덴만 인근에서 유조선 ‘말린 루안다’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날 후티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선박은 미, 영의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표적이 됐다. 다수의 미사일을 사용한 직접적인 (선박) 공격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해당 선박이 불길에 휩싸이는 사진 등이 공개됐으며, 다국적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인 운항사 ‘트라피구라’ 측은 “선박 우현 탱크에서 불이 나 진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말린 루안다호는 마셜제도 선적의 영국 유조선이다.
화재 진화 후 항해를 지속하던 피해 유조선의 인도 국적 22명, 방글라데시 국적 1명의 선원은 아덴만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인도 해군 구축함에 의해 구조됐다고 인도 매체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28일 보도했다.
미군은 유조선 공격 이후 약 8시간 뒤 반격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X를 통해 “발사 준비를 마친 후티 반군의 대함 미사일을 폭격했다. 상선과 군함에 대한 임박한 위험이라고 판단했고 자위권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후티 반군은 미군 구축함 ‘USS 카니’호를 향해서도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미군은 이를 격추했다.
이번 공격은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을 상대로 저지른 도발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조선은 피해 시 일대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 재난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주변 사우디, 이란 등 아랍권 산유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후티 반군이 공격을 꺼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조선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 및 물류 위기는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홍해 일대 불안으로 국제무역이 더 축소될 우려가 있다. 국제 유가, 곡물 수출입에도 치명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란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역시 후티 반군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고 이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26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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