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인터뷰…"현재까지 개혁 25%만 제안"
의회 저항 등에 "내년 선거서 대가 치를 것"
"외국인 투자 필수…변화 알 수 있게 소통 강화"
아르헨티나 경제 개혁을 천명하며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플랜B는 없다”며, 2년 안에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감정이라는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211%로 정점에 다다랐다”며 “2년 안에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종식하겠다”고 자신했다.
지난달 취임 이후 식료품 가격 통제와 아파트 임대 제한 등 규제 완화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시장에서 정부 역할을 축소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가운데 “이건 우리가 제안한 개혁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법이 통과되면 더 많은 개혁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예고했다.
대대적인 규제 개혁을 약속하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밀레이 대통령은 의회와 노조 등 저항에 막혀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진보당은 하원 의석의 15%, 상원의 10%만 차지하고 있다.
법원도 지난달 노조 영향력을 줄이고 해고를 용이하게 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고, 밀레이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중앙은행 폐쇄도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것들을 장애물로 생각했다면 내가 변화를 위해 나서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저항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국민들 지지는 높다. 아르헨티나 여론조사업체 폴리아르키아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지지율 58%로 과반 지지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나이아 조사에선 국민 70%가 공공 지출 삭감 계획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난 가중으로 지지율은 한 달 사이 9%포인트 하락했다. 페소화 가치는 지난달 50% 이상 평가 절하됐으며, 인플레이션은 더욱 급등했다.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 격차는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경제학자들은 추가 평가 절하 가능성이 높아져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금융협회는 아르헨티나 올해 1분기 경제가 7.8% 위축되고 연간 물가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 약 30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라틴아메리카 책임자 벤자민 제단은 “국민들이 지난 정부의 경제적 재앙에 큰 충격을 받은 만큼 당분간은 이 상황을 기꺼이 감내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헤쳐 나가야 할 지뢰가 엄청나게 많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시각에 밀레이 대통령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난 정통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경제를 정리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자신했다.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2025년 중간선거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대중 관계에 대해선 “공산주의자들과 동맹을 맺지 않겠다는 건 사실이지만, 지정학적 문제와 무역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음달 이스라엘 방문을 앞둔 가운데 유대교로 개종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토요일 안식일 준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 경제를 재건하려면 외국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이번엔 우리가 정말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도록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영기업 민영화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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