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애플 등 주로 미국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마련했다. 규제는 올 3월부터 본격 적용되지만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중점 타깃이 될 것을 예상하고 이미 2, 3년 전부터 “미국 기업만 차별하지 말라”고 압박하며 EU와 첨예하게 대립했다. 미국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DMA는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관문(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는 법이다. 규정을 위반한 기업은 세계 연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내야 한다.
EU는 활성 사용자, 매출액,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등 6곳을 게이트키퍼로 확정했다. 규제 대상 6곳 중 중국계 바이트댄스만 제외하면 모두 미국 기업이다.
미국은 이러한 구체적 규제가 확정되기 전부터 EU를 강하게 압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핵심 측근이 2022년 당시 유럽의회에서 DMA 제정을 주도한 안드레아스 슈바프 의원에게 ‘살살해 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보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2021년 12월 말 “미 플랫폼 기업이 부당하게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미 하원의원 21명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EU의 미 빅테크 규제로부터 자국 기업을 보호하라는 취지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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