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의료진과 무슬림 여성으로 위장한 채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병원에 침투해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들을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의 이븐시나 병원에서 하마스 대원 무함마드 왈리드 잘람나와 바실 알가자위·무함마드 알가자위 형제 등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어 “잘람나가 무장하고 있었다”며 권총 1정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10여 명의 이스라엘 요원이 위장한 모습으로 병원에 들어온다. 이들은 이슬람 여성 신도들이 사용하는 머리 스카프를 두르거나 수술복·흰색 의사 가운 등 차림을 했다. 접이식 휠체어나 베이비 시트를 손에 든 요원도 있다.
요원들은 하마스 대원들 병실이 있는 3층까지 몰래 잠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븐시나 병원장 나지 나잘 박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치료가 진행 중이던 방에서 자고 있던 세 사람의 머리에 이스라엘군이 총알을 쏴서 냉혹하게 처형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바실 알가자위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척추 부상으로 인한 신체 마비 증세로 병원에 계속 입원한 상태였다.
병원 대변인 타우피크 쇼바키는 “이번 일은 전례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병원 안에서 암살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영국 가디언을 통해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숨진 3명 중 한 명인 잘람나가 해외 하마스 본부와 접촉해 왔고 테러를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마스 대원들이 병원에 숨어 있었다며 “테러 조직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고 병원을 피난처와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또 다른 사례”라고 했다.
하마스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이번 일에 대해 “비겁한 암살”이라고 이스라엘군을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병원 안에서 새로운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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