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살 명령 거부” 탈영 속출
군부, 저항세력에 패해 수세 몰려
양쪽 모두 지원, 중국 태도가 변수
“군인이 국민에게 총을 겨눠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린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다.”
미얀마 군인 탄트 진 우 씨(30)는 저격수로 복무하다 지난해 8월 탈영했다. 민간인을 사살하라는 상부 명령을 더는 따를 수 없었다. 반(反)군부세력에 합류할 예정인 그는 지난달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난 내 총알의 방향을 바꿀 수 있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미얀마는 2월 1일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68)이 쿠데타를 일으킨 지 3년을 맞았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껏 4400여 명이 군부 폭정 아래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군부는 저항 세력과의 전투에서 잇달아 패하며 수세에 몰렸다.
흘라잉 사령관은 2021년 2월 1일 총선 패배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79)을 감금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민주 진영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구성하고 군사조직인 인민방위군(PDF)을 창설해 맞섰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도 합세하며 내전 양상으로 번졌다.
특히 아라칸군(AA)과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형제동맹’이 군부를 괴롭혔다. 이들은 지난달 중국 접경 지대인 북부 샨주(州) 라우카이 지역도 점령했다. 남부에선 카렌족 무장단체 카렌민족연합(KNU)이 거세다. 타가웅 정치학연구소의 예 묘 헤인 상무이사는 “군부는 미얀마 14개 주 중 12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저항 세력의 승리를 섣불리 내다보기는 어렵다.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성향 탓이다. 미얀마는 135개 소수민족이 각자 독립을 원하는 형국이다.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는 “소수민족 입장에선 수지 통치 시절의 ‘버마족 중심주의’로 돌아갈 거란 의심이 당연히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양쪽을 동시에 지원하던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큰 변수다. 형제동맹의 라우카이 점령은 중국의 묵인 영향이 컸다. 라우카이는 중국인들이 큰 피해를 입던 보이스피싱 같은 온라인 범죄의 근거지.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 담당 쑨윈 선임연구원은 “군부가 온라인 범죄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것에 중국이 불만을 품은 상황을, 형제동맹이 군부를 공격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쿠데타 뒤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은 수지 고문은 가족과의 소통조차 차단됐다. 지난해 11월 미국의소리(VOA)는 “치주염 등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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