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CB 주가 37.7% 폭락 … 상업부동산 위기 불안감 증폭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일 14시 53분


AP뉴시스
뉴욕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실적 악화에 따른 배당금 축소를 발표하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가가 37.7% 폭락했다.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를 떠올리는 주가 폭락에 은행주 전반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KBW 지역 은행 지수는 6%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이다. 상업부동산 위기에 노출된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한 것이다.

NYCB는 지난해 SVB에 이어 파산했던 시그니처 뱅크를 인수해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133조 원)으로 불려 몸집을 불려 ‘은행위기의 승자’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2억5200만 달러(3400억 원) 손실을 기록해 배당금을 70% 가까이 축소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장중 45% 이상 폭락했다가 그나마 낙폭을 줄여 37.7%로 이날 장을 마친 것이다.

NYCB 적자 전환의 배경은 신용 전망악화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대출 손실 확대 탓이 컸다. 특히 5억 5200만 달러(7400억 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인해 1억 8500만 달러(2500억 원)의 조정 손실을 기록했다. NYCB 대손충당금이 불어난 것은 상업부동산 부문에서 대규모 상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은행 측은 밝혔다.

은행 측은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가 넘어서며 관련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은행이 시스템적 위기에 노출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NYCB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뱅크런이 발생해 공포가 전이됐던 작년과 달리 NYCB 예금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NYCB와 같은 유형의 경고는 ‘바퀴벌레’에 비유할 수 있다. 한 마리가 보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거라는 불안감을 증폭 시킨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고, 시장이 5월 인하로 무게 중심을 이동함에 따라 은행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점도 시장의 공포를 부추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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