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첩으로 오인당해 인도 경찰에 붙잡혔던 비둘기가 ‘혐의없음’으로 드러나 8개월 만에 풀려났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지난해 5월 서부 뭄바이의 한 항구 부근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붙잡았다.
비둘기의 두 다리에는 각각 구리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고리가 달린 상태였다. 두 날개 안쪽에는 중국어로 보이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이에 인도 경찰은 중국 측이 스파이 목적으로 비둘기를 인도에 침투시킨 것으로 의심했다. 경찰은 비둘기를 생포해 뭄바이의 한 동물병원에 보낸 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 비둘기는 대만에서 경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방향을 틀어 인도로 날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비둘기를 뭄바이의 한 동물보호단체에 인계했다. 이 단체는 경찰 허가에 따라 지난달 30일 비둘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비둘기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비둘기가 간첩으로 의심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유권을 다투는 카슈미르 지역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중무장 군사지대를 넘어 인도령으로 날아오자 경찰은 간첩으로 판단해 붙잡았다. 이후 파키스탄 어민 소유로 확인돼 풀어줬다.
2016년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협하는 내용의 메모지를 다리에 달고 있던 비둘기가 구금된 바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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