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 “애플표 AI 연말쯤 공개”…중국 시장부진 타개책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2일 17시 20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올 연말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4분기 연속 매출 하락에서 벗어난 날 나온 발언으로 중국 시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쿡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미래를 만들어 갈 다른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여기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AI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쿡이 ‘애플표 AI’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드문 일이다. 지난해 챗GPT를 필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생성형 AI 출시 열풍이 불었지만 애플은 신제품 공개는커녕 공식 언급도 자제해 왔다. 이에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분석가들은 보다 자세한 정보를 요청했지만 쿡은 “연말 중으로 이 분야에서 진행 중인 작업 세부사항을 공유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올가을 출시될 애플의 운영체제(OS) ‘iOS 18’에 쿡이 생성형 AI 탑재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24에 생성형 AI가 전면 도입된 만큼 애플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블룸버그 통신도 iOS 18이 애플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업데이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196억달러(약 158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연속 이어진 매출 하락에서 벗어난 결과로 애플 기기 보급량이 22억대를 처음으로 돌파하고 서비스·구독료 수입이 사상 최대(231억달러)를 찍은 게 매출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08억달러(약 27조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235억달러)를 한참 밑돌았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공직자를 대상으로 외산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데다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뚫고 3년 만에 5세대(5G) 이동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중국 내 ‘애국 소비’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 듯 루카 마에스트로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1분기 매출이 코로나19 회복 국면을 맞았던 전년 동기보다 최소 50억달러(약 6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쿡이 이례적으로 AI를 직접 언급한 건 투자자들에게 좀 더 낙관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계산된 행동으로 비쳐졌다. 시장도 애플의 생성형 AI를 기대하고 있다. AFP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진 것 처럼 보이지만 조용히 맥(Mac) 시리즈에 탑재하기 위한 자체 AI칩을 설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더버지는 “애플이 iOS와 macOS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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