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군 3명 사망’ 보복 나서
중동전쟁 연이틀 직접 작전은 처음
시리아측 “민간인 포함 39명 사망”
이란 반발… 양측 모두 확전은 경계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공습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미국이 2, 3일 양일간 연속 보복에 나섰다. 2일에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무장단체를 공습했고, 3일에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공격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후 미국이 중동에서 연이틀 대규모로 직접 군사 작전에 나선 것은 처음이어서 중동 전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즉각 “역내 긴장을 키우는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고 경고했다. 이란을 두둔하는 러시아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소집해 미국의 공격을 문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 美 ‘죽음의 백조’ 동원…최소 39명 사망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2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란 혁명수비대 시설, 이란 관련 무장세력의 시설, 무기 보관 창고 등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입헤즈볼라(KH)’가 요르단의 미군 기지 ‘타워22’를 공격해 미군 3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친 것에 따른 보복 차원이다.
약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습에선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비롯한 다수 전폭기가 출격했다. 미군은 이 전폭기가 미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고 밝혔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동원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3명의 유해 송환식에 참석했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군사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며 친이란 단체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날 공격으로 시리아에서 23명, 이라크에서 16명 등 최소 39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 사망자 중 민간인도 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미국의 공격을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미군은 3일에도 영국군과 연합해 예멘 내 36곳 이상의 후티 기지를 공습했다. 홍해 일대의 후티 무인기도 격추했다. 후티는 중동전쟁 발발 후 줄곧 하마스를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편을 든다는 이유로 홍해 일대의 서구 민간 선박도 계속 공격하고 있다.
● 이란 반발…양측 모두 확전은 경계
이란을 비롯한 이른바 ‘저항의 축’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의 공격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범죄를 덮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또한 “이라크와 시리아를 미국의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결심이 굳어졌다”고 했다.
후티 또한 “긴장 고조에는 긴장 고조로 맞서겠다”며 홍해 일대의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이번 공격에 직접 반격하는 등 전면적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타격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일 공격이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을 얻은 지 이틀 만에 실시됐을 만큼 미국 또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어떤 전쟁도 (먼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 보수 진영에서는 보복 수위가 낮아 친이란 무장단체에 효과적인 경고를 보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NYT에 따르면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측은 약한 수위의 대응이 “적(適)의 사기를 북돋우거나 미국이 적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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