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해체’ 인기 엘살바도르 대통령
대법원 장악 ‘휴직땐 연임 가능’ 판결
5년 단임제 헌법 무력화, 재선 나서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라 일컫는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43)이 ‘갱단 해체’로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헌법상 불가능한 연임 방법을 ‘꼼수’로 만들어내, 진짜 ‘독재의 길’에 들어섰단 비판도 나온다.
AFP통신은 4일 “이날 열린 엘살바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밀레니얼 독재자’ 부켈레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투표 종료는 당일 오후 5시(한국 시간 5일 오전 8시)지만, 그간 설문조사에서 줄곧 지지율이 80%를 넘어 그의 당선은 기정사실화돼 왔다.
2019년 처음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 계엄령을 선포한 뒤 22차례나 연장할 정도로 독재 정권의 행보를 걸어왔다. 하지만 갱단 타파와 부패 척결을 내건 그는 자국 치안만큼은 확실하게 바로잡았다. 지금까지 갱단 연루 혐의자 약 7만5000명을 체포하며, 취임 전 인구 10만 명당 53명이던 살인율을 지난해 2.4명까지 낮춰 국민들의 환심을 샀다. 하지만 대통령 5년 단임제인 엘살바도르에서 사법기관을 장악해 재선에 나선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이 2017년 설립한 제1당 누에바스이데아스(NI)를 통해서 대법관들을 우호적 인물들로 교체한 뒤, 2021년 대법원에서 “휴직하면 연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달 휴직’으로 출마 자격을 얻었다.
수도 산살바도르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부켈레 대통령은 대학 중퇴 후 가업을 잇다가 2011년 누에보쿠스카탈란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독특한 행보로 유명한 그는 2021년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는가 하면, 공식 석상에서 미국 브랜드 폴로랄프로렌 반팔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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