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콩 공립대학 교직원 퇴직률 최고치…‘중국화’ 영향 분석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6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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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홍콩의 8개 공립대에서 학교를 떠난 교수 등 교직원 수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를 포함해 홍콩 사회 전반이 갈수록 ‘중국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학년도(2022~2023년) 홍콩대, 홍콩교육대, 홍콩과기대, 홍콩중문대 등 홍콩의 유명 8개 공립대에서 퇴사한 교직원은 총 380명, 퇴사율은 7.6%로 나타났다. 직전 361명이 퇴사한 것보다 19명 증가한 수치로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이전까지 홍콩 공립대들에서 퇴사하는 교직원은 300명 수준으로 퇴사율은 6%를 유지해 왔다. 8개 대학 가운데 홍콩교육대의 이직률이 13%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교직원 36명이 퇴사했는데 직전 18명의 두 배를 기록했다.

홍콩 공립대학들에 예산을 배정하는 대학보조금위원회 관계자는 “퇴직자에는 계약종료나 완료, 정년 퇴임자 등의 숫자가 모두 포함된다”면서 “지난해 퇴직자 숫자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380명이 떠난 이후 대대적 신규 채용으로 퇴직자보다 더 많은 660명이 새로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신규채용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긴 했지만 홍콩 교육현장의 우려는 크다. 숙련된 연구자들이 떠나고 신규 인력이 급속도로 증가할 경우 기대할만한 연구 성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홍콩 내에선 대학에서 교직원 이탈이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정치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SCMP는 홍콩 교육대 관계자를 인용해 “퇴직자가 증가한 구체적 원인은 정확한 통계가 있어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교직원들의 이직률이 너무 높다”고 전했다. 또 “정치 환경의 변화로 자발적으로 홍콩을 떠나려는 젊은 학자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통계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 등의 영향으로 대학 교직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제약되는 등 홍콩이 갈수록 ‘중국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에서는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이후 2021년 6월 반(反)중국 성향 신문인 핑궈일보가 폐간됐고, 반중 집회를 주도하던 민주 진영 인사들이 잇달아 체포됐다. 또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반중 인사들의 출마가 원천 봉쇄되는 등 홍콩의 중국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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