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실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띄며 불매운동이나 지역 광고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13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13억8000만 달러)은 하회했다. 올해 1분기(1~3월) 조정 세전·이자지급전 이익(EBITDA) 전망치도 5500~9500만 달러 손실로 시장전망치(3300만 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이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 기대 이하의 실적에 스냅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2.7% 폭락했다.
스냅 측은 주주 서한에서 “중동 지역 갈등이 지난해 4분기 역풍으로 작용했다.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정도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스냅챗은 특히 중동지역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로 해당 지역 광고 매출이 줄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대표 외식업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맥도날드는 이스라엘 라이선스 업체가 자국 군인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 팔레스타인 지지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CNBC에 따르면 중동지역은 맥도날드 전 세계 매출의 약 2%를 차지한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 후 “중동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에서의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프랑스도 매출이 약세를 보였다.
스타벅스는 반대로 노조가 팔레스타인 지지를 밝혀 친 이스라엘계의 반발을 샀다. 락스만 나라심한 스타벅스 CEO는 지난주 실적발표 후 “중동에서 회사의 매출이 부진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미국 카페도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중동이나 무슬림 국가에서는 ‘미국’ 브랜드 이미지로 타격을 입고, 미국에서는 친 팔레스타인으로 ‘오인’을 받아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로 “우리는 우리 임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라이선스 업체들과도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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