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전쟁에 AI 군사기술 첫 적용…드론 요격·땅굴 매핑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10일 23시 36분


광학 조준경·무인 로봇 등에 AI 활용
"가자전쟁, 이스라엘 신무기 시험 기회"
"동시에 AI 자율무기 체계 위험성 제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군사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AFP통신에 “AI 기반 기술이 적의 드론을 파괴하고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의 광대한 땅굴 네트워크를 매핑(지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에 처음 등장한 군사기술은 AI를 활용한 조준경과 무인 로봇 등이다.

이스라엘군(IDF)은 소총과 기관총 등에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마트 슈터가 만든 AI 조준경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이 기술은 하마스가 많이 사용하는 드론을 요격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모든 병사, 심지어 시각 장애인 병사들까지 저격수로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드론을 무력화하는 또 다른 기술은 적의 무인항공기(UAV)에 그물을 단 아군 드론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것은 드론 대 드론의 대결”이라며 “우리는 이것을 ‘앵그리 버드’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른바 ‘가자 메트로’라고 불리는 하마스의 거대한 땅굴망을 매핑하는 데에도 AI 기술을 활용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땅굴은 500㎞에 걸쳐 약 1300개의 터널이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로보티칸은 로봇 케이스에 사람을 감지하는 드론을 넣어 지하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땅굴 안에서 통신이 허용하는 최대 거리까지 내부 지형을 파악한다.

앞서 이번 전쟁을 직접적으로 촉발한 지난해 10월7일 ‘알아크사 홍수’ 작전에서 하마스도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 중 하나로 드론을 사용해 폭발물을 투하한 바 있다.

AFP통신은 가자 전쟁은 인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한편으론 이스라엘이 최첨단 방위 시스템 제조업체로서의 세계 최고 지위를 공고히하는 기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의 최고경영자(CEO) 아비 하손은 “가자지구 전쟁은 일반적으로 위협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전장과 병원 모두에서 과거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기술들이 이번엔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미국이 자국 군인들에게 스마트 슈터의 광학 조준경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것은 AI 기반의 자율 무기 체계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한다고 AFP통신은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150개국 이상은 ‘AI와 무기 시스템의 자율성’을 포함한 새로운 군사기술에 대해 “심각한 도전과 우려”를 명시한 유엔 결의안을 지지한 바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무기 전문가인 메리 웨어햄은 “민간인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방위 기술 사용에 대해 훨씬 더 큰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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