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서서히(slow motion)’ 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군은 하루 1만 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올해 최소 450만 발의 포탄을 자체 생산하기로 했다. 하루 1만2000발의 추가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하루 2000발의 포탄만 사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동부 격전지 도네츠크 일대에서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 일부는 최근 하루에 쏠 수 있는 포탄 수를 3발로 제한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대출 형태가 아닌 이상 어떤 나라에도 원조 형태의 돈을 줘서는 안 된다”며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시사했다. 야당 공화당이 1당을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는 미 하원에서도 600억 달러(약 81조 원)의 지원 예산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가디언은 미 정치의 여파를 분석한 기사에서 “유럽이 미국의 지원 공백을 채우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슬로 모션’으로 패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의 내부 분열에 대한 우려도 높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올렉산드르 파울류크 전 국방부 1차관을 신임 지상군 사령관으로 발탁했다. 전쟁 첫해인 2022년 영국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인을 맨손으로 찢을 준비가 됐다”고 말할 정도로 호전적 성향이다. 발레리 잘루지니 전 총사령관은 대반격 상황을 ‘교착 상태’로 언급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불화설이 계속되다가 결국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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