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내일 대선…조코위 아들 손 잡은 국방장관, 결선없이 승리하나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13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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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억 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선거(14일)가 13일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동시에 선출하며, 무엇보다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누가 선택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선 후보는 총 3인으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자바 주지사,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가 주인공이다.

◇프라보워, 결선투표 없이 승리할까

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물은 프라보워 후보다. 지난 10일 여론조사기관 ‘렘바가 수르베이 인도네시아’(LSI)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2월5일까지 유권자 122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 후보의 지지율은 51.9%였다.

인도네시아 대선이 결선투표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 조사 결과는 프라보워 후보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에 오른 인사가 유효표의 과반, 33개주의 절반 이상에서 20%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면 2위 후보와 6월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지만 6월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50% 이상의 득표율과 20개주에서의 최소 20% 득표율을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프라보워 후보의 가장 큰 단점은 그가 30여 년간 인도네시아 독재자로 군림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로, 수하르토 정권 당시 군에 복무하며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하고, 파푸아와 동티모르에서 반군을 잔인하게 탄압하는 등 각종 인권침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아울러 조코 위도도(조코위) 현 대통령의 직접적 지지는 프라보워 후보에게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의 가장 큰 경제 성공 사례로 만든 만큼 국민들로부터 매우 큰 인기를 얻고 있으나 선거법을 바꾸면서까지 자신의 장남(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을 프라보워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세우고 노골적으로 이들을 지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조코위와 각 세우는 아니스 후보에 눈길

이런 가운데 조코위 대통령의 영향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이번 대선은 사실상 그의 정치적 유산에 대한 국민투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라보워 후보는 물론 간자르 후보는 이에 따라 조코위 대통령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자 냉전시대부터 내려온 비동맹 중립 노선을 계승하고, 경제적으로도 조코위 대통령이 금지한 니켈 원광의 수출은 하지 않고, 가공된 니켈 상품만 수출하도록 하는 식이다.

다만 아니스 후보는 이들과 다소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현 인도네시아 외교 정책이 지나치게 실용적이고 거래적이라고 평하고, 다자주의 외교보다는 각국과의 양자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 아니스 후보의 당선 땐 니켈 수출 문제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코위 대통령의 수도 이전 사업도 다시 검토될 전망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현 수도 자카르타가 지반 침하로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칼리만탄섬으로의 수도 이전을 추진해왔다.

NYT는 “아니스 후보는 대학교 총장 출신으로서 대중의 공감을 얻기에는 너무 학자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자카르타의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 시스템 도입, 코로나19를 잘 관리한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최근 토론회에서도 활약한 그는 Z세대 유권자와 교육받은 도시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했다.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에서 아니스 후보는 23.3%로 프라보워 후보를 뒤쫓고 있다. 한때 2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간자르 후보는 20.3%에 그쳤다.

◇가장 복잡한 선거…오후 5시께 결과 나올 듯

한편 이번 선거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선거 중 하나로 꼽힌다.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약 7000개의 섬에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약 2억500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600만 명의 선거 관리인이 전국으로 흩어진 상황이다. 이들은 말을 타고, 배를 타고, 헬리콥터를 타고, 또는 몇 시간을 걸어서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를 전달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류 문제로 고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에 못을 박아 기표하는데, 일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필기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 방법이 펜을 사용하는 것보다 공정한 방법으로 꼽힌다. 개표가 진행되면 선거 관리자들은 투표용지를 들어 올려 사람들이 구멍을 통해 비치는 빛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몇 주에 걸쳐 선거를 치르는 인도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하루 만에 투표를 마친다. 공식 개표는 확인까진 몇 주가 걸리지만, 출구조사의 일종인 ‘퀵 카운트’를 기반으로 한 개표 결과는 통상 하루의 끝 무렵이면 알 수 있다. 이전 선거에서 오후 5시에 발표된 퀵 카운트는 실제 결과를 정확히 반영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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