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사상 첫 현직 장관 탄핵… “국경통제 실패로 불법이민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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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두 번째 투표로 가결시켜
민주당 다수 상원 통과는 힘들 듯
바이든 “공무원 표적 정치게임” 비판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13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13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야당 공화당이 중남미 불법이민자 급증에 따른 국경 통제 실패를 이유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사진)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3일 통과시켰다. 현직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앞서 1876년 윌리엄 벨크냅 당시 전쟁장관은 하원의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이때는 뇌물수수라는 개인 비리 혐의가 탄핵소추의 이유였다.

마요르카스 장관의 해임 여부는 탄핵심판권을 가진 상원에서 최종적으로 가려진다. 집권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어서 최종 해임 가능성은 낮지만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무위원 탄핵마저 정쟁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하원은 마요르카스 장관의 탄핵안을 전체 450석 중 찬성 214표, 반대 213표로 가결시켰다. 공화당은 앞서 6일에도 이를 하원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당시 당내 이탈표로 부결됐다. 5일 만에 다시 탄핵안을 올렸고 6일 표결 때 암 치료 때문에 불참했던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단 1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가결됐다. 가결 직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 게임을 위해 명예로운 공무원을 표적으로 삼은 공화당 의원들의 행동은 위헌적”이라고 반발했다.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불법이민자가 대폭 늘었다며 이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국경장벽 건설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했고 재집권 시 이를 강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지원 비용을 줄여 이민자 단속에 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현직 장관을 개인 부패나 기타 위법행위 혐의가 아닌 정책을 둘러싼 견해차로 탄핵한 것을 두고 비판이 상당하다. 헌법에는 탄핵 기준을 중범죄나 경범죄 등 범죄를 저질렀을 때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독재자를 권력에서 내몰기 위한 의회의 가장 강력한 도구였던 탄핵이 정쟁의 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켄 벅 하원의원도 “정책 차이가 있다면 탄핵이 아닌 다른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현직 장관 탄핵#국경통제 실패#불법이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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