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대통령 장남과 러닝메이트
표본 개표 59% 얻어, 결선 안갈 듯
2019년 대선때도 표본-실제 흡사
14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야당 게린드라당 소속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73)가 결선 없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2014년, 2019년 대선에선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에게 패배했지만 이번엔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를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택하는 이변으로 높은 지지를 이끌어 냈다.
폴트래킹 등 현지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표본 개표(Quick Count)’가 81.67% 이뤄진 14일 오후 8시 현재 프라보워 후보는 59.3%가량 득표해 아니스 바스웨단 통합을위한변화연합 후보(24.2%), 간자르 프라노워 투쟁민주당 후보(16.5%)를 크게 앞섰다. 공식 개표 결과는 다음 달 중 발표되지만 출구조사의 일종인 표본 개표 조사를 통해 통상 24시간 안에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2019년 대선 때도 표본 개표 조사와 실제 결과가 매우 흡사했다.
군부 독재 역사가 긴 인도네시아 최초의 민선 대통령인 조코위 대통령은 10년의 집권 기간 동안 연평균 5%에 달하는 경제 성장을 이뤄 임기 말인 지금도 약 80%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장남 기브란에게 권력을 세습하기 위해 집권 투쟁민주당의 간자르 프라노워 후보가 아닌 정적(政敵) 프라보워와 손잡아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프라보워 후보 또한 “집권하면 조코위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며 자신의 승리가 ‘조코위 3.0’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951년 수도 자카르타의 부유층 가정에서 태어난 프라보워 후보는 군부 출신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딸과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의 집권 당시 군부 요직을 지냈고, 민주화 운동가는 물론 분리 독립을 요구한 동티모르의 주요 인사를 탄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도, 미국에 이어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이날 선거는 약 2억500만 명의 유권자 상당수가 투표에 참가했다. 인도네시아 곳곳에서는 선거를 마친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검은색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얼굴 가까이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투표를 끝낸 사람은 며칠 동안 지워지지 않는 특수 잉크가 들어 있는 통에 손가락을 담가 표식을 남긴다.
이날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총선과 지방의회 선거에는 약 26만 명이 입후보했다. 이 가운데 약 2만 명의 당선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관리원 수만 무려 570만 명에 이른다. 주요 해외 언론이 이날 투표를 ‘세계 최대의 1일 선거’라고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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