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아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만나겠다는 동시에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시다 총리의 접근법에 우려를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1일, 사설을 통해 “북한에 대화를 요구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충분한 준비가 된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전략적인 대처법을 궁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며 발표한 담화에 대해 “일본만 명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노토반도 지진 후 기시다 총리 앞으로 위로문을 보낸 것도 “같은 동기(를 가지고 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미국과의 관계가 교착된 가운데 북·일 관계를 바꿀 의미를 발견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도 “김여정 부부장은 기시다 총리의 방북 실현 조건으로 납치 문제를 ‘장애물’ 삼지 않는 것을 들었다. 일본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역내 긴장감도 높이는 현안을 보류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총비서와 마주하겠다”는 원칙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해결로 이끌 것인지 어려운 과제와 씨름해야만 한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북한의 흔들기에 일본 측이 휘둘리거나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침착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며 “최종적 결단을 하는 것은 오직 총리다”고 강조했다.
북·일 정상회담에 따른 한·일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도 염려했다. 닛케이는 “김정은 체제를 적대하는 한국 정부로서는 북·일 관계에 경계심이 남는다.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는 한·미·일 3국에 균열이 가면 북한이 생각하는 대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집권 자민당 안에서 불거진 불법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바닥 지지율이 이어지는 기시다 총리가 “북한 문제를 정권 부양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안이한 발상은 삼가야만 한다”며 “국교가 없는 북한과의 절충에는 (국가) 안팎 (상황)을 고려한 세심한 준비와 (현안) 타개를 위한 정상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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