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자금 총괄자리에 ‘며느리 앉히자’는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5일 19시 02분


사진 출처 라라 트럼프 인스타그램
사진 출처 라라 트럼프 인스타그램
4건의 형사 기소, 별도의 민사 재판 등으로 막대한 소송비 부담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속 공화당의 선거자금 모금과 집행을 총괄하는 전국위원회(RNC) 공동 의장에 차남 에릭과 결혼한 며느리 라라(42)를 추천하며 당의 ‘돈줄’을 장악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방송인 출신인 라라는 2020년 대선 때도 시아버지의 대선 유세를 도왔고, 2022년에는 고향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검토하는 등 정치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심심찮게 드러내고 있다.

24일 공화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후 연설에서 “내게는 재능 있는 아들(에릭)이 있는데 그의 아내(라라) 또한 훌륭하다”며 라라가 선거자금 모금에 재능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로라 맥대니얼 현 RNC 의장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맥대니얼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아직 경선에서 사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 자금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몰아주지 않고 있다.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자리에 며느리를 앉혀 당의 ‘돈줄’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라라는 앞서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당시 ‘공화당이 모금한 선거자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 지불에 쓸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것이 공화당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3일 뉴스맥스 인터뷰에서도 “단 한 푼의 돈도 트럼프를 재선시키는 데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소송 비용으로 최대 5억 달러(약 6500억 원)의 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라라는 1982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태어났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를 졸업하고 CBS방송 시사 프로그램 ‘인사이드에디션’ 등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다. 2014년 에릭과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영국 더타임스는 “라라가 시아버지에 완전한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며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당시 백악관 고문으로 활동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RNC를 장악해 자금난을 해소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속내가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 RNC 위원은 RNC가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RNC의 자금을 쓰지 않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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