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2)는 24일 자신의 고향이자 주지사를 두 차례 지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에게 20%포인트 차로 패한 뒤에도 사퇴하지 않았다. 대신 25일 다음 경선이 열리는 미시간주로 이동해 유세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를 문제 삼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욕, 캘리포니아주 등 16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열리는 다음 달 5일 ‘슈퍼 화요일’까지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젊은 보수’로 주목받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당시 고향 플로리다주에서 2위(1위 트럼프 전 대통령과 18%포인트 차)를 차지한 직후 하차한 것과도 대비된다.
CNN, 시사매체 디애틀랜틱 등은 헤일리 전 대사가 버티기를 하는 이유를 두고 일단 선거자금 ‘곳간’이 바닥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기준 헤일리 전 대사 캠프의 자금 잔액은 1300만 달러(약 173억 원)에 이른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나 재집권 시 내각 입성 등을 노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트럼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뿐더러 되레 체급을 키워 2028년 대선을 꿈꾼다는 것이다. 당내 차기 주자로 발돋움하려면 ‘트럼프의 마지막 대항마(last man standing)’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다만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을 일찌감치 준비할 수 있도록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큰손’인 억만장자 사업가 코크 형제의 정치조직 AFP도 25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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