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남녀 강제 징집’ 예고…탈출 행렬 이어져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8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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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세 男, 18~27세 女 ‘병역 의무’ 부여
열세 몰린 군부 통첩…대상자만 1400만 명

미얀마 군부가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강제 징집을 발표하면서 젊은이들이 외국으로 탈출하고 있다고 27일 BBC 등이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0일 새해 명절 띤잔(4월) 이후 18~35세의 모든 남성과 18~27세의 모든 여성에게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의 군복무를 강제하는 의무 병역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의무 병역법 법안은 2010년 제정됐으나 미얀마군은 지금까지 모병제로 유지됐다. 군인 집안 출신자의 자원 입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징집이 시행되면 약 1400만명이 복무 대상자가 된다. 미얀마 인구 4분의 1에 달한다.

BBC는 군부가 젊은이들의 발을 묶어 반정부 세력 형성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군사 정권 치하에 있다. 현재까지 폭정으로 민간인 수천 명이 구금·고문·살해당하고, 26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군부는 현재로서는 여성 징집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부는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간인을 납치 후 강제 징집했다는 의혹까지 부상하고 있다. 당장 여성을 징집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군부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이 징집을 면하려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반정부 활동가 로버트(24)는 “지금 군복무를 하게 되면 군부의 잔혹 행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외국 대사관에 비자를 받으려는 수백 명이 몰려들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만달레이시 여권 발급처에서는 인파 때문에 다리 골절·치아 파절·압사 등 심각한 사고가 속출했다.

제이슨 타워 미국 평화연구소(USIP) 버마(미얀마) 국가 책임자는 이번 결정이 군부가 수세에 몰린 증거라고 풀이했다. 징집을 피한 탈출 국민이 늘면 난민을 수용하는 주변국 불만이 커지고, 설령 강제 징집에 성공해도 군 사기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반군부 연합군은 중국, 인도 등에 인접한 주요 지역을 장악했다.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GU)에 따르면 연합군은 현재 영토 60%를 차지하며 우세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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