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자축구 감독, 패인 묻자 “신경 자극한다” 답변 거부…日에 1-2 지며 올림픽 진출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8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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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하며 파리행 티켓을 놓쳤다.

북한은 0-2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김혜영이 만회 골을 넣었지만 이후 일본 수비에 막히며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일본에 졌다. 북한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일본과의 1차전 0-0 무승부를 합쳐 최종예선 1무1패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리유일 북한 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패인을 묻는 한국 기자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리 감독은 경기 패인과 앞으로 어떠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저기 계시는 분들, 지난번부터 우리 신경 자극하고 매우 예민한 문제를 말한다. 저 사람 질문은 안 받겠다”고 말했다.

리 감독이 말한 “지난번”이란 경기 하루 전인 27일 사전 기자회견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리 감독은 한국 기자가 ‘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팀이니까 국호를 정확히 부르지 않으면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28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북한 팀을 응원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 재일교포들이 인공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날 경기에서는 3000여 명의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 재일교포들이 북한 팀 골대 뒤 스탠드에서 “필승 조선”을 외치며 홈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크게 응원했다. 2만777명의 관중이 온 가운데 총련 계열 재일교포들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형 인공기를 흔들었다. 응원단 앞에는 “이겨라 조선” “공화국의 위용 떨치자”라는 대형 현수막도 내걸었다.

리 감독은 “동포들의 열렬한 응원이 있었다”는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의 질문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눈물을 닦은 뒤 “우리를 성원해 준 동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더 힘을 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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