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연방 대법원으로부터 ‘대통령 출마 자격 유지’ 판결을 받은 가운데 자신의 앞에 놓인 또 다른 소송들에 이 판결을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포함, 2020년 대선 개입 의혹, 성 추문 입막음 의혹, 기밀문서 유출 등 4개 사건과 관련한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미(美)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나라를 하나로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날의 연방 대법원 판결을 치켜세웠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대법관들)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 200년 후에도 회자될 매우 중요한 일을 매우 신속히 처리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9대 0의 표결(만장일치)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대통령, 모든 대통령을 위한 것이다. 위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13쪽 분량의 결정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는 11월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만장일치로 뒤집었다.
앞서 콜로라도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사기 ’주장으로 지지자들을 선동해 미 의사당 난입 사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규정된 ‘반란 가담’ 행위를 적용, 콜로라도주 대선 경선 투표용지에서 그의 이름을 빼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의기양양한 모습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달 있을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특권 심리와 관련해서도 ‘특권 인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곧 다가올 또 다른 일은 나에 대한 면책이 아니라, 모든 대통령에 대한 면책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완전한 면책특권을 갖지 못한다면 그 직책을 맡고 있는 누구도 올바른 결정 또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용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뒤집기’ 혐의에 관한 재판은 당초 이날(3월 4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근 연방 대법원은 ‘면책특권 기각’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복을 받아들여 관련 상고심을 열기로 합의했다. 면책특권에 관한 심리는 이에 따라 오는 4월 22일부터 시작되고 ‘대선 뒤집기’ 재판은 당분간 보류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사법 리스크’를 제거해가며 ‘대세론’을 굳히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공화당 경선이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대사에게 9연승을 거두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정적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