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여행객이 비행기 엔진에 동전을 던지는 바람에 수거하느라 이륙이 4시간 넘게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8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10시경(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베이징으로 갈 예정이던 남방항공 CZ8805편이 예정보다 4시간 늦은 오후 2시16분에야 출발했다.
한 승객이 탑승하는 과정에서 항공기 엔진을 향해 동전 몇 개를 던지다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승무원이 동전을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승객에게 “몇 개 던졌냐?”고 묻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승객은 “3∼5개 던졌다”고 답했고, 곧바로 항공기에서 공항 경찰에 연행됐다.
남방항공 측은 “보안 검색 중에 동전이 발견됐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많은 동전이 발견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남방항공은 “항공기 정비직원이 종합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륙 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여행 전 ‘행운’을 빌기 위해 비행기에 동전을 던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10월에도 광저우에서 한 승객이 비행기에 동전을 던져 운항이 지연됐다.
2017년에는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한 노인이 탑승 전 행운을 빈다며 150명이 탄 여객기 엔진에 동전을 던져 6시간 동안 이륙이 지연됐다. 2019년에는 승객이 던진 동전을 찾느라 운항이 지연되면서 항공사 측은 14만 위안(약 239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하이난성의 공항 관계자는 “동전이 엔진에 들어가면 고장나거나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공항에서는 “행운을 위해 비행기에 동전을 던지는 것은 오히려 안전을 해치고 복을 달아나게 하는 불법 행위”라는 경고문을 내걸기도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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