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에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던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적극 검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가 ‘더러운 폭탄(dirty bomb)’의 방아쇠를 당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우방은 물론 중국과 인도에도 러시아 저지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방송은 9일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은 2022년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여러 차례 소집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되거나 공격에 나설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비상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핵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단지 가설이 아니라 수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에 밀려 유일한 점령지였던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었다. 미 정부 내에선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재탈환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잠재적 방아쇠’가 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이를 짐작하게 하는 이상 징후도 있었다. 2022년 10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미국과 영국 등으로 직접 연락해 “우크라이나가 (방사성 물질이 담긴) ‘더러운 폭탄’을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방 국가들은 이런 주장이 러시아의 거짓 선동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러시아가 핵 공격을 위해서 빌미를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보 당국의 판단 역시 비슷했다. 러시아 내부에서 여러 당국자들이 핵 공격을 논의하고 있다는 첩보가 뒤따랐다. 이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은 여러 루트를 통해 러시아 당국자들에게 핵 공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가까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측에도 러시아 설득에 동참해 주길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 폴란드는 국가서열 1, 2위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폴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25주년을 맞아 동시에 12일 미국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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