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을 태운 인도네시아 여객기의 기장과 부기장이 동시에 잠들어 비행기가 항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람은 징계를 받았다.
11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월25일 오전 7시5분경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할루올레오 공항에서 이륙해 자카르타로 향하던 바틱에어 A320 항공기가 경로를 이탈했다고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가 밝혔다.
당시 비행기에는 승객 153명과 승무원 4명이 타고 있었다. 이륙 30분 뒤 기장(32)은 휴식을 취하겠다며 부기장(28)에게 조정권을 넘긴 뒤 취침했다.
이후 부기장 역시 잠이 들면서 비행기가 항로를 벗어나게 됐다.
부기장의 마지막 교신이 있은 지 12분 후 자카르타지역통제센터(ACC)가 연락을 취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ACC는 계속해서 교신을 시도했고, 마지막 교신 28분 만에 마침 잠에서 깬 기장이 응답했다.
기장은 비행기가 올바른 비행 경로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잠들어있는 부기장을 급히 깨운 뒤 ACC에 응답했다.
즉각 경로를 수정한 항공기는 2시간 35분 비행 후 목적지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기장과 부기장은 모두 인도네시아인이다.
부기장은 생후 한 달 된 쌍둥이 자녀가 있었는데, “아내가 아기를 돌보는 것을 돕기 위해 밤에 여러 번 깨야 했다”며 “실수로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바틱에어를 문책하고 조종사와 승무원이 비행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세부 절차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기장과 부기장은 소속 회사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았다.
바틱에어 측은 “적절한 휴식 정책을 운영하고 있고, 모든 안전 권고 사항을 이행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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