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모디 ‘무슬림은 시민권 제외’ 법 시행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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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앞 힌두교 유권자 결집 겨냥
무슬림 거센 반발… 전국서 시위

인도가 반(反)무슬림법으로 비판받는 ‘시민권 개정안(CAA)’을 11일부터 전격 시행에 들어갔다. 2019년 법안 통과 후 이슬람교도의 거센 반발 등으로 4년 동안 시행이 미뤄졌지만 갑자기 실시한 것이다. 4, 5월 실시되는 총선을 통해 3선을 노리며, 힌두 극우주의 성향 또한 강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사진)가 핵심 지지층인 힌두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려는 목적으로 실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AA는 2014년 12월 31일 이전 인도에 들어온 인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3개국 불법 이민자 중 힌두교·시크교·불교·자이나교·조로아스터교·기독교 등 6개 종교의 신자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누가 봐도 무슬림을 배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의회가 2019년 이 법안을 통과시키자 15억 명 인도 인구 중 약 14.2%(약 2억1300만 명)을 차지하는 무슬림이 거세게 반발했다. 전국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열렸고 진압 과정에서 최소 수십 명의 이슬람 교도가 숨졌다.

각계 반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등으로 시행이 미뤄지는 듯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모디 총리가 전격 실시를 단행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반대 시위가 일어난 수도 델리 등 몇몇 지역에 군경을 배치해 소요 사태에 대비했다.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모디 총리는 그간 반이슬람 성격이 강한 정책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2019년 8월 무슬림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북서부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했다. 올 1월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종교 분쟁지인 북부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개관식에 참여했다. 32년 전까지만 해도 16세기 세워진 모스크가 있던 곳이다. 지난달에는 델리, 할드와니 등에 있는 모스크도 철거했다.

CAA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인민당(BJP)의 핵심 공약이다. 5일 현지 여론조사회사 ‘CNX’에 따르면 BJP를 주축으로 한 중도우파연합 ‘국민민주동맹(NDA)’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543석 중 약 70%에 달하는 최소 378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정권의 반이슬람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인도#모디#무슬림#시민권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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