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영국 금융당국도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허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로써 기관투자가들은 런던 증시에 상장된 가상화폐 지수 연동 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11일(현지 시간) 런던증권거래소가 가상화폐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거래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거래소는 즉각 “올해 2분기(4∼6월)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ETN의 상장 신청을 받겠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이번 조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해 기관투자가들이 몰린 뒤에 나왔다. 영국이 허용 방침을 밝힌 ETN은 ETF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지수에 연동돼 운용된다. 다만 ETF는 실제 자산을 보유하는 펀드이지만, ETN은 증권사가 발행하는 무담보 채무 증권이다. 만기 시 지수에 연동된 가치를 약속하는 일종의 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영국 금융당국은 “전문투자기관만 가상화폐 연동 ETN에 투자할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FCA는 제한 사유로 “가상화폐 자산은 위험도가 높아 투자자는 돈을 모두 잃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일반 개인투자자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관투자가들은 런던 증시에 상장된 ETN에 투자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상승할 때 투자 이득을 노릴 수 있다. 그 때문에 ETN이 상장되면 비트코인 등에 글로벌 뭉칫돈이 더욱 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1월 미국이 11개 비트코인 ETF 상장을 승인한 뒤로 지금까지 약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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