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의문사한 러시아 민주화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최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가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에게 ‘망치 습격’을 당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다음 날 “러시아는 위협을 받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15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러시아가 반(反)정부 인사 탄압과 내부 결속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발니의 언론 담당관이었던 키라 야르미시는 12일 X(옛 트위터)에 “볼코프가 방금 집 앞에서 공격받았다”며 “누군가 차 창문을 깨고 눈에 최루가스를 뿌린 뒤 볼코프를 망치로 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야르미시는 “볼코프는 현재 집에 있고, 경찰과 구급차가 가고 있다”고도 전했다.
러시아 독립언론 미디어조나에 따르면 볼코프는 현재 리투아니아에 머물고 있다. 볼코프를 포함해 나발니의 정치단체 ‘반부패재단’ 소속원들은 러시아를 탈출한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에 주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반부패재단 회장을 지냈던 볼코프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15∼17일 진행되는 러시아 대선이 “푸틴의 압도적 대중적 지지를 드러내려는 ‘서커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날 또 한번 인터뷰를 통해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 내부 결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과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의 공동인터뷰에서 ‘핵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러시아는 준비가 돼 있다”며 “국가의 존립과 관계되거나 우리 주권과 독립이 훼손될 때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포함한) 러시아 영토에 미군을 배치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러시아 주권에 대한) 개입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경우, 핵 공격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러시아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이 미국 등 다른 핵보유국의 그것보다 훨씬 현대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3대 핵전력은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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