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지면 미국 전체가 ‘피바다(bloodbath)’가 될 것이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 100% 관세’ 엄포를 놓으며 특유의 위협적인 언사를 내놓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는 “정치적 폭력 위협”이라며 “1·6 의사당 난입 사건의 재발을 원하느냐”고 성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사업가 버니 모레노 지원 연설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외국산 자동차에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와 친구지만, 중국은 멕시코에서 거대한 괴물 자동차 공장을 지어 미국인도 고용하지 않고 미국에 차를 팔려 한다”고 비난했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는 최근 멕시코에 6억 달러(약 7992억 원) 규모의 전기차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미 공화당은 중국 제조사 자동차는 생산지역과 상관없이 관세 125%를 부과하는 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문제의 발언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당선되면 중국은 그 차를 미국에 팔 수 없을 것”이라며 “반대로 내가 지면 미국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 CNN방송은 “이날 연설 현장은 강풍이 불어 트럼프가 프롬프터(원고 자막 기기)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불평하며 ‘프리스타일’로 연설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불법이민자들을 향해 비인격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미 국경을 통해 들어온 이주민들 상당수는 자국 감옥 출신들”이라며 “그들은 인간이 아닌 동물(animal)이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캠프는 즉각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제임스 싱어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2021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대규모 폭력사태를 저질렀다”며 “1·6 의사당 난입 사건이 다시 벌어지길 원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의 정책은 자동차 산업과 노동자들에게 ‘경제적 피바다’를 불러오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피바다’가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11월 대선은 바이든과 트럼프 양측 모두 1·6 사건을 반복해서 상기시키는 ‘추악한 경쟁’이 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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