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값 3배 올라도 빈방 없어
월가 관심 고조… 뉴욕發 항공료 껑충
젠슨 황, 차세대칩 ‘B100’ 발표할 듯
“인공지능(AI)계의 ‘우드스톡’ 축제를 놓칠 수야 없지 않나.”
미국 월가의 한 관계자는 18∼21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개발자 행사 ‘GTC(그래픽처리장치 기술 콘퍼런스) 2024’를 1969년 역사적인 록 페스티벌에 비유했다. 워런 버핏의 주주총회를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이라 부르는 것처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주재하는 행사도 같은 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GTC가 열리는 새너제이 곳곳은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241.44% 뛰어오른 엔비디아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업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5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리며 올해 온·오프라인을 합쳐 30만 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참가하는 국내외 기업도 250개가 넘는다. 행사장이 있는 새너제이 컨벤션센터 인근 호텔들은 평소 300달러(약 40만 원)인 방을 900달러로 올렸는데도 빈 방이 거의 남질 않았다. 월가의 관심도 워낙 높아 뉴욕에서 가는 비행기 편은 평소보다 3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특히 황 CEO의 기조연설은 초미의 관심사다. 2014년 기조연설에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언급하며 AI로 업종 전환을 선언했던 그는, 올해는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는 차세대 칩 ‘B100’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측은 대만 TSMC의 최첨단 공정인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로 생산될 예정인 B100에 대해 “AI 업계에 획기적인 변혁(transformative)의 시대를 가져올 미래 비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GTC에 대규모 전시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협력사로 부상하고 있는 두 회사는 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신기술을 선보인다. HBM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는 미 마이크론도 GTC를 후원하며 새로운 AI 솔루션을 내놓는다.
AI계의 거물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AI 기업 xAI를 창립한 이고르 바부슈킨 전 구글 엔지니어, 마이크로소프트 생성AI 부사장인 세바스티안 뷔베크,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 브래드 라이트캡, ‘유럽판 오픈AI’ 미스트랄의 아르튀르 멘슈 CEO 등이 찾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GTC 2024를 계기로 AI 칩 열풍이 다시 한번 일어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기존 925달러에서 11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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