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 많기로 악명높은 프랑스 파리에서 청소년들이 소매치기범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영상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된 이런 고발 영상이 파리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이 영상들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이른바 ‘소매치기 추적단’은 파리 시내의 한 번화가에서 설문지를 돌리던 여성을 포착한다.
이는 설문지나 청원서를 나눠주며 관광객의 주의를 분산시킨 뒤 주머니를 터는 전형적 수법이라고 한다. 주로 트로카데로 광장, 루브르 박물관, 퐁데자르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을 노린다.
여성이 관광객들에게 설문지를 들이밀자, 추적단은 “소매치기예요!”라고 소리치며 뛰어든다. 이들이 ‘소매치기’(Pickpocket)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둘러싸자, 주범과 바람잡이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하지만 추적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좌우에서 팻말을 들고 소매치기 일당이 지하철에 탈 때까지 집요하게 따라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영상을 제작한 알렉스(16)와 친구들은 그동안 약 15개의 유사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이런 영상은 ‘괴롭힘’이나 ‘협박’ 콘텐츠로 분류돼 차단될 수 있지만 이들은 제작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일부 영상은 삭제되기 전 누적 조회수 160만 회를 넘긴 것도 있고, 한 시간 만에 5만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알렉스는 르파리지앵에 “우리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일이 자랑스럽다. 때론 소매치기를 1시간 넘게 따라다니며 궁지에 몰기도 했지만 그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관광객에게 경각심을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경찰이나 파리시가 해야 할 일을 청소년들이 하고 있다”며 응원했다. 반면 이런 유형의 콘텐츠는 “인민 재판”이라며 SNS에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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