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학 교과서, ‘종군위안부’ 표현 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3일 01시 40분


징용-징병 관련 ‘강제연행’도 삭제
“韓이 독도 불법점거” 주장은 강화
한국 정부 “깊은 유감” 日대사 초치

한혜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주이씨 화수회관에서 열린 2024 채택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2 [서울=뉴시스]
한혜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주이씨 화수회관에서 열린 2024 채택 일본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2 [서울=뉴시스]
내년부터 일본 중학교의 사회 교과서에 ‘종군위안부’ 대신 ‘위안부’ 표현으로 일본군의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이 담긴다. 조선인 노동력 동원에 대해서도 ‘강제 연행’ 등을 표기하지 않고, 독도 또한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억지 영유권 주장 역시 강화된다. 매년 교과서를 고쳐가며 교묘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억지 주장을 확대하는 일본의 행태가 되풀이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2일 교과서 검정 심의회를 열어 역사 8종, 지리 4종, 공민(헌법 정치 경제 등을 합한 과목) 6종 등에 관한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이날 통과된 18개 교과서 중 적지 않은 교과서가 우익 사관과 왜곡된 역사 인식을 담았다.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는 위안부 관련 서술에서 “조선 중국 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여 종군위안부로 활동했다”는 기존 내용을 “일본 조선 중국 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로 고쳤다. 일본 여성도 갔다는 점을 추가했고 ‘종군위안부’ 표현도 없앴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태평양전쟁 서술에서 “조선과 대만에도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는 문장을 “조선과 대만에도 ‘일부’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 일한 사람들도 있었다”로 바꿨다. 징병과 징용이 ‘일부’에만 적용됐고 혹독하지 않은 환경에서 근무한 사람도 있었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바꾸었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고유 영토’를 두고 “한 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는 토지”를 뜻한다고 썼다. 독도가 한 번도 일본 외의 나라의 땅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제국서원’ 교과서 또한 “한국이 일방적으로 공해상에 경계를 정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별도 성명에서 “일본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에 기반해 서술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도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 내용을 스스로 시정하기 바란다”고 했다.

#일본 중학교 교과서#종군위안부#강제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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