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최악의 식량난에 허덕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를 방문해 이스라엘의 봉쇄를 비난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가자지구 인구 230만 명의 절반이 넘는 약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모여 있는 라파는 최근 아사(餓死)자가 수백 명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23일 이집트와 가자지구 접경지대에 있는 라파 국경검문소를 찾았다. 그는 검문소에서 발이 묶인 구호품 트럭들을 보고 “비통한 현실을 보고 있다”며 “국경 한쪽엔 구호품 트럭들이 늘어섰고, 다른 쪽에는 기아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한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이런 참사는 (가해자의) 도덕적 파탄으로 인한 것”이라며 “더 이상의 전쟁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도 했다.
이날 이집트 시나이주에서는 가자지구 진입을 대기하는 약 7000대의 구호품 트럭이 대기 중이었다고 무함마드 압델파딜 슈샤 주지사가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반입된 물량은 가자지구 주민을 먹여 살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이집트에서 육로로 들어가는 구호품 트럭들이 이스라엘군의 까다로운 검문 절차로 지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비행기를 이용한 ‘에어 드롭(air drop)’과 선박 운송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공급은 미미한 수준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을 점점 더 반(反)유대주의, 반이스라엘 집단으로 만들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구테흐스 총장은 구호품을 약탈하는 하마스와 테러범에게 동조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비난한 적이 없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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