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령 자이언트 판다 ‘탄탄’이 사망한 가운데 탄탄의 팬들이 그의 생애를 추억하며 눈물과 함께 애도했다.
2일 일본 고베신문 등에 따르면 효고현 고베시 소재 고베 시립 오지동물원에서 기르던 암컷 자이언트 판다 탄탄이 28세의 나이(사람으로 치면 80세)로 지난달 31일 사망한 후, 이날 동물원 내 판다관에는 탄탄을 기리는 헌화대가 설치됐다.
탄탄의 팬들은 오전 9시 동물원이 문을 엶과 동시에 줄을 서서 탄탄의 헌화대를 찾고, 탄탄의 생애를 반추하며 눈물로 작별의 인사를 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탄탄이 사라진 판다관에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대나무와 과일이 놓여 있고, 탄탄이 대나무를 먹는 모습의 사진도 함께 전시됐다.
판다 무늬의 마스크를 쓴 한 학생(18)은 헌화대에 하얀 백합꽃을 건네고 “마지막으로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고베시 나다구에 거주 중이라는 한 남성(61)은 탄탄을 형상화한 흰색 꽃다발을 품에 지니고 왔다. 그는 아기, 배우자와의 사별을 비롯해 투병 등 파란만장한 탄탄의 일생이 본인이 인생과 겹쳐 보였다면서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탄탄이 고베시로 왔을 때부터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탄탄을 찾아왔다는 한 여성 회사원(49)은 탄탄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눈물을 닦았다. 그는 탄탄을 향해 “천국에는 힘든 약도 없다. 천천히 가라”고 애도했다.
동물원 측은 헌화대를 한 달 이상 설치할 예정이며, 작별회 개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탄은 한신·아와이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고베시가 “피해 지역에 밝은 화제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함으로써 2000년 중국 쓰촨성으로부터 대여됐다. 그는 생전 다사다난한 생애를 보냈다.
탄탄은 2002년에 대여된 수컷 판다 ‘코우코우’와 함께 사육됐지만 코우코우가 10년 만에 사망하면서 홀로 지내왔다.
2007년에는 사산을 경험했고, 2008년에는 인공수정을 통한 출산에 성공했지만 쓰촨성 대지진으로 중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아기가 생후 4일 만에 사망하는 아픔을 겪었다.
집으로도 돌아가지 못했다. 당초 일본과 중국 간 합의된 사육 기간이 만료되는 2020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환이 연기됐다.
2021년 4월에는 노화가 원인으로 보이는 심장 질환이 발견돼 치료를 받느라 돌아갈 날짜가 계속 연장됐고 결국 지난달 31일 하늘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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