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5년만에 최대 강진]
“안전 검사뒤 생산 재개” 밝혀
아직은 큰 피해 없지만 업계 긴장
韓기업들도 지진 영향 예의주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 등 반도체 공장이 다수 있는 대만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하자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만 북부 지역의 반도체 생산 시설 일부가 가동을 일시 중단했지만 아직까지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계속되는 여진 여파 등에 따라 글로벌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TSMC는 3일 지진 발생 직후 일부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을 6시간 중단시켰다. TSMC는 이후 성명을 통해 “현재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며 대피한 직원들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 건설 작업은 잠시 중단하고, 안전 검사를 마친 뒤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SMC의 대만 내 공장이 주로 서부에 위치해 있어 북동부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생산 일시 중단으로 인한 추정 손실이 6000만 달러(약 81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대만 내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애플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등도 일부 제조 공정을 일시 중단했다. 대만 매체들은 “1999년 ‘921 대지진’ 이후 진도 4 이상이 감지되면 보호 장치가 가동되도록 기계의 내진 설비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만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거나 대만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들도 지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혹시 여파가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의 지정학적 취약점도 다시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밀한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전체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진으로 대만의 물류나 전력 인프라가 손상될 경우 반도체 칩 배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일 대비 1.2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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