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뜬 말레이시아, 대만 지진으로 더 뜰 듯

  • 뉴스1
  • 입력 2024년 4월 4일 15시 24분


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최근 말레이시아가 제2의 대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만에서 강진이 발생, 대만이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남에 따라 말레이시아가 더욱 뜰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의 강점은 포장, 조립 및 테스트 분야의 숙련된 노동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런던정경대의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LSE IDEAS의 국제 관계 프로젝트 책임자인 켄드릭 챈은 “말레이시아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백엔드’, 특히 조립, 테스트 및 패키징 분야에서 약 5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 구축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2021년 12월 말레이시아에 칩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24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텔 말레이시아 법인 책임자인 아익 킨 총은 “말레이시아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인재 풀, 잘 구축된 인프라, 강력한 공급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의 첫 말레이시아 투자는 1972년이었다. 당시 인텔은 160만 달러를 투자해 페낭에 반도체 조립 공장을 개설했다. 이후 인텔은 말레이시아에 테스트 시설과 개발 및 설계 센터를 추가했다.

말레이시아에 이미 반도체 관련 풍부한 인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또 다른 칩 대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9월 페낭에 공장을 개설했다.

독일 최고의 반도체 회사인 인피니언도 2022년 말레이시아 쿨림에 세 번째 웨이퍼 제조 공장을 건설했다.

네덜란드 칩 장비 제조업체의 핵심 공급업체인 ‘뉴웨이즈’도 지난달 클랑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말레이시아에 생산 기지를 잇달아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반도체산업협회 회장 다툭 세리 웡 시우하이는 “많은 기업들이 생산 다각화를 위해 말레이시아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만에서 강진이 발생, 일시적이지만 조업이 중단되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대만의 대체지로 말레이시아에 더 많은 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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