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설립자이자 스타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55)가 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틀 전 WCK 직원 7명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직원들은 고난에 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식사를 챙겨 주는 가장 인간다운 행위를 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참사를 ‘오폭’으로 해명한 것에 대해 안드레스는 ‘조준 공습’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NYT 기고에서 “이스라엘군은 군과 공유된 일정을 소화하던 차량을 겨냥해 타격했다”고 적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 화상 인터뷰에서는 폭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무인기(드론)는 안전지대에서 500∼600m 간격을 두고 이동 중이던 WCK 차량 3대를 순차적으로 폭격했다. 그는 “직원들이 대피를 시도했지만 연이은 폭격에 숨졌다. 오인 공습이 아닌 의도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WCK는 지난해 10월 중동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만 68곳의 배급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최초로 육로가 아닌 해상 수송으로 구호품을 전달해 큰 주목을 받았다.
안드레스는 1969년 스페인 북서부 미에레스에서 태어났다.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간 지 3년 만인 24세 때 셰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워싱턴,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등 미 곳곳에서 31곳의 식당을 소유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워싱턴에 있는 ‘호세 안드레스의 미니바’는 2016년 미슐랭가이드로부터 2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2010년 WCK를 설립하며 음식을 통한 자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전투식량이나 미제 간식을 배급하는 대신 현지 주민들에게 현장에서 따뜻한 음식을 즉석 조리해 준다는 게 안드레스의 철학이다. 아이티 대지진, 북미와 중남미의 허리케인, 우크라이나 전쟁, 모로코 지진 때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고국 스페인의 최고 권위상으로 꼽히는 ‘아스투리아스 공주상’의 평화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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