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국내 법인 소속 엔지니어들이 대거 지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이번 지진으로 팹(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고 일부 웨이퍼 손상이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만 83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TSMC 공장 내 EUV(극자외선)·DUV(심자외선) 노광장비의 유지·보수를 위해 수십 명의 한국 ASML 엔지니어들이 대만 현지로 향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EUV 부품도 대거 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본사 엔지니어들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만 현지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며 “맨파워(Manpower) 지원이 많이 필요한 상태로 DUV 엔지니어들이 TSMC에 직접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4월은 물론 5월까지도 지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일부 EUV 엔지니어도 현장에 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대만에서 한국에 있던 EUV 포함 장비 부품들을 많이 당겨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TSMC는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웨이퍼 팹 장비 복구율은 70% 수준이며 대만 타이난 남서부에 있는 최신 공장 ‘팹18’의 복구율도 80%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TSMC 측은 일부 장비의 파손은 있으나 EUV 장비의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EUV가 상당히 예민한 장비인 데다 포토마스크를 보호하기 위한 주요 부품인 EUV 펠리클이 지진이나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관련 부품들이 한국에서 나가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한편 TSMC는 이날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부 라인의 자동화 생산 재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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