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만 북동부 화롄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계속되는 여진과 산사태, 붕괴된 교통망 등으로 구조 및 수색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사망자 또한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구조 작업의 ‘골든타임(사건 발생 후 72시간 이내)’ 또한 6일 오전 7시58분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5일 쯔유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조팀은 화롄 인근의 유명 관광지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 바위 더미 아래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다. 당국은 이 근처에 최소 6명의 실종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팀을 투입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누적 부상자는 1099명,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은 671명, 실종자는 16명이다. 구조 대기자와 실종자는 대부분 타이루거 국립공원 일대에 몰려 있다. 해발 3000m가 넘고 산세도 험한데다 구조가 쉽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여진 또한 500회 이상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진동을 현저하게 느낄 수 있는 여진 또한 119회에 달했다고 기상당국은 밝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의 생산 차질,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미칠 악영향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현지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TSMC가 지진으로 최소 6200만달러(약 83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진 발생에 따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거론하며 대만을 대신해 세계 각국에 감사 표시를 하는 것에 발끈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겅솽(耿爽)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사는 3일 유엔 내 아동인권 관련 회의에서 다른 국가 대표가 자신에게 ‘중국의 대만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신이 “전세계의 우려와 위로에 감사함을 표한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즉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겨 중국이 대신 감사 표시를 했다는 것이다. 대만 외교부는 4일 “중국이 대만 지진을 이용해 뻔뻔하게 선전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다만 각국 정부와 유명인의 지원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5일 가와카미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은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대만에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유명 밴드 ‘엑스저팬’의 리더 겸 드러머 요시키 또한 4일 이재민을 돕는 데 써 달라며 1000만 엔(약 8900만 원)을 대만적십자회에 기부했다. 홍콩의 유명 래퍼 타이슨 요시도 100만 대만달러(약 4200만 원)를 내놓기로 했다.
일본 나가노현의 유명 관광지 가루이자와를 방문한 대만 작가 라이헝자(賴珩佳)가 산책 중 한류 스타 송중기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라이 측은 송중기가 먼저 “지진을 겪고 있는 대만을 위로한다”는 뜻을 밝혀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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