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 6개월… 더 커지는 불길]
이란, 영사관 폭격에 보복 선언… “美, 공격 안당하려면 물러서라”
개입땐 미군 시설도 타격 시사
이스라엘, 전군에 비상경계령
《중동전 6개월… 이란, 이 공격 임박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7일(현지 시간) 6개월을 맞은 가운데 하마스 후원자를 자처하는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격이 임박해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6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을 향해 “최대한의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 시점으로는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의 ‘권능의 밤’이 있는 10일 전후가 거론된다. 미국은 이르면 이번 주에 큰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초경계 태세로 전환했고, 이스라엘은 전 세계 28개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다. 》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발발한 중동전쟁이 반년을 맞은 가운데 하마스의 후원자를 자처하는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 직접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란은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을 자제했지만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영사관을 폭격해 혁명수비대 간부 등 13명이 숨지자 보복 차원에서 공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 시점으로는 이슬란의 금식 명절 ‘라마단’ 기간 중 ‘권능의 밤’이 거론된다. 권능의 밤은 라마단의 마지막 열흘 가운데 홀숫날 중 하루로, 10일 전후가 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보고 초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이스라엘 또한 전군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이란의 공격이 현실화하면 중동전쟁이 발발 6개월 만에 이란과 미국의 대리전으로 본격 번질 수 있어 국제사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 이란 참모총장 “이스라엘에 최대 피해”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6일 중부 이스파한에서 열린 혁명수비대 간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의 장례식에 참석해 “이스라엘에 가장 가혹하게 대응하고 최대한의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복의) 시점과 형태는 우리가 결정할 것이고, 적(適)이 자신들이 한 일을 후회하게 만드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또한 최근 이스라엘을 향해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CNN 등에 “이르면 이번 주에 중동 내 미군 시설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CBS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은 샤헤드 무인기(드론), 순항미사일을 동원한 보복을 계획 중이다. 다만 공격이 이란 땅에서 시작될지, 이라크 및 시리아 등 친이란 국가에서 실행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역시 시아파인 시리아 정부군, 시리아 및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의 동반 총공세도 예상된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5일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 같은 행보는 고질적 경제난, 히잡 의문사 시위 탄압 등에 따른 국민 불만이 상당한 가운데 자국 영토로 간주되는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마저 가만히 두고 볼 경우 시아파 맹주의 위상마저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전쟁 6개월 만 이란-美 확전 기로
이란의 공격이 현실화하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바게리 총장은 미국이 1일 공습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역시 이에 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잠시디 대통령실 정무부수석은 5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까지 공격받지 않으려면 물러서라”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스라엘 편을 들 경우 미군 관련 시설 직접 공격 및 확전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전투 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하고 방공망 운용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는 등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를 해치려는 세력을 우리가 (먼저) 해칠 것”이라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민심 이반을 우려하는 이란 모두 대대적인 확전은 원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알리 사드르자데 중동문제 전문가는 영국 BBC에 “이란은 현재 전면전을 벌일 여력이 없다”면서 “이스라엘에 당한 모욕으로 들끓는 국내 여론을 잠재우고 지역 동맹 사이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상징적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예로 이라크 내 미 공군기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6개월간 이어진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3만3000여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1일 기준 군인 총 600명이 하마스와의 전투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6일 BBC는 전쟁 반년간 수천 명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하고, 광대한 땅굴 네트워크를 대부분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이스라엘군의 성과가 대부분 입증하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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