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가 영사관 공습받은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을 규탄한 영국과 프랑스, 독일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자국 주재 각국 대사를 초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 서유럽 담당 국장은 자국 관영 ILNA 통신을 통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을 두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자국 주재 영국, 프랑스, 독일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국장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정권의 기지에 대한 이란의 이날 군사 행동은 유엔 헌장 51조에 명시된 정당 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작성했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반대로 지난 3일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점을 거론하며 서방국들이 이스라엘과 이란 문제에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등 13명이 숨진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은 보복을 예고한 지 보름 만인 이날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反) 이스라엘로 돌아선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이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탄도·순항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는 총 300여대인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집계했다. 99%는 요격됐으며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가 시설 피해를 입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민간 피해 역시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지역에 주둔한 미국과 영국도 전투기와 대공 미사일을 사용해 요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폭격 여부를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지만, 이란은 일찌감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조만간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10일에는 영사관 공습은 국제 협정을 무시한 처사이자 “자국 영토를 공격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명분을 쌓았다.
이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스라엘이 공격받자 이란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에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란 정권의 이스라엘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이란은 다시 한 번 자신들의 뒷마당에 혼란을 심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이란은 전례 없는 행동을 결정함으로써 불안정한 행동의 새로운 단계를 밟고 확전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란을 향해 “지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공격을 규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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