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본토 첫 공격]
이스라엘, 레바논 헤즈볼라 공습
이란 “美 개입땐 안전하지 못할 것”
NYT “네타냐후, 바이든과 통화 후… 이란 보복공격 계획 철회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이란의 사상 첫 직접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이 보복 대응을 예고하면서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리는 ‘5차 중동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반격하면 “더 강한 대응으로 맞서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주해졌다. 이스라엘이 섣불리 재보복을 했다가 이란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기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를 지원하는 군사 강대국이다.
● 이 “전례 없는 대응” vs 이란 “더 큰 대응 할 것”
이란군은 앞서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가 소유한 조디액그룹 소속의 화물선 ‘MSC 에리즈’를 나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 선박 나포를 군사 공격의 ‘신호탄’으로 보고 군 경계 태세를 발동했다. 전국에 대국민 행동지침 및 휴교령도 내렸다.
‘진실의 약속’ 작전이라고 명명해 무인기(드론), 탄도·순항 미사일 300여 기를 동원한 이란의 공습은 이날 오후 11시경부터 약 5시간 동안 이어졌다.
공습이 끝난 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정부가 이번 공격에 맞서 전례 없는 대응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가 헤즈볼라의 군사 구조물 표적을 공격했다”며 보복 공격에 나섰음을 발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반격과 향후 미국의 개입에 강하게 경고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란 국영TV에 “이스라엘의 보복 시 우리 대응은 오늘(13일) 밤의 군사 행동보다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며 “미국이 추후 공격에 가담한다면 미국 기지와 인력도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추가 공격은 계획하고 있지 않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바게리 참모총장도 “이번 작전은 종료됐으며 계속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 美, 이스라엘 지지 동시에 확전 방지 안간힘
미국은 13일 이란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자마자 긴박한 대응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팀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란의 공격이 끝난 뒤엔 이례적으로 다시 회의를 열었다.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우려하고 있다. 그간 양국은 수십년간 앙숙이면서도 서로 직접 공격을 하진 않았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ironclad)같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이 통제에서 벗어난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지하지 않으며, 미국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14일 오후 회의를 열어 이란에 보복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복 공격 안건을 철회했다. NYT는 두 이스라엘 관료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이 안건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다만 제러미 보언 영국 BBC 방송 국제 에디터는 “이스라엘 극우들이 이란에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것으로 끝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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