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이어 이스라엘도 “고통스러운 보복”을 천명하자 미국 월가의 ‘공포지수(Volatility Index)’가 치솟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잦아들고 되레 내년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0.8%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어떤 식으로건 반격을 선언하자 전장 대비 1.2% 떨어지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1.79%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 대비 1.92포인트(11.09%) 상승해 19.23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통상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선이라고 보는 20까지 육박한 것이다.
월가에선 중동 상황도 영향을 끼쳤지만 예상보다 강력한 미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의 흐름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발표된 미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전망치(0.3%)를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2월에도 종전 0.6%에서 0.9%로 증가한 바 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요는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
금리 장기화 가능성으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6%를 돌파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 역시 106을 다시 넘어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강력한 성장세에 ‘끈적거리는 물가(sticky price)’까지 겹치며 월가에선 “올해 연준이 금리를 한 번이라도 인하하면 다행”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올해 연준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미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2.5% 이상으로 고착된다면 내년 초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해 중반엔 연준 금리가 (현 5.25∼5.5%에서) 6.5%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