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마저…금리인하까지 “더 오래 걸릴 것” [연준 돋보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7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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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고금리를 기존 전망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1, 2월 뜨거운 물가 지표가 추세적 변화인지 튀는 지표인지 두고보겠다는 태도를 보이던 파월 의장이 3월에도 높은 물가지표에 고금리의 장기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1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캐나다 정책 포럼에 참석해 “최근 데이터는 명백히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다다르고 있다는데)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러한 확신을 얻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 시장의 강세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제약적 정책이 작동하도록 시간을 갖고, 향후 데이터의 진화를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이번 포럼은 이달 30일, 5월 1일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마지막 공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3월 FOMC 이후 일관되게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며 1, 2월 물가지표는 “목표를 향해가는 길의 울퉁불퉁한 장애물” 정도로 “전반적인 (둔화) 스토리는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낙관했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다. 불과 5주 전만해도 파월 의장은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연준이 금리 인하에 필요한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확신을 얻는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해 세계 금융시장은 축포를 터뜨린 바 있다.

앞서 상당수 FOMC 위원들은 미국의 뜨거운 경제와 끈적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러차례 경고음을 내 왔다. 이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지속적인 물가 압력으로 인해 차입 비용(금리)을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를 포함한 일부 최근 데이터가 연착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이 고금리의 장기화를 공식화하자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가 4.9%대에 안착했다.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도 4.669%까지 올라 올해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라 당장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비롯해 차입비용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파월 의장의 고금리 장기화 공식화에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도 0.21% 떨어진 5051.42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12% 하락한 1만5865.25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3월 CPI와 소매판매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하며 6, 7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접은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까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약 70%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금리를 내려도 내년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올해 연준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2.5% 이상으로 고착된다면 내년 초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해 중반엔 연준 금리가 (현 5.25∼5.5%에서) 6.5%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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