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성추행 피해 여자 체조 국가대표 선수들에 1400억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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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18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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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닥터가 성추행" 신고에도 FBI 수사 안 한 사건 보상
FBI 국장 사과도 포함…요원들에 대한 기소는 안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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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자 체조 국가대표단 의사가 성추행한 피해 선수 100명에게 미 법무부가 약 1억 달러(약 1378억 원)의 보상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J)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팀 닥터 래리 나사르가 스타 선수들을 성추행한다는 제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상하는 내용으로 범죄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FBI 등 미 당국 때문에 피해를 본 피해자들과 합의가 성사된 가장 최근 사례다. 이번 합의로 미 당국의 범죄 피해에 대한 보상금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3780억 원)에 육박하게 됐다.

FBI에 대한 소송이 제기된 것은 2022년이며 지난해 가을 기본적 합의가 이뤄진 뒤 이번에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시몬 바일스, 맥케일라 마루니, 매기 니콜스, 앨리 레이스먼 등 엘리트 체조선수 등이 소송을 제기했다.

FBI에 신고한 뒤에도 1년 이상 나사르에게 성추행 당했던 수십 명의 다른 선수들도 보상 대상이다.

지난해 미 법무부 감찰관이 FBI의 잘못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낸 뒤 합의가 진전됐다. 보고서는 인디애나폴리스 주재 FBI 요원이 2015년 7월 28일 나사르에 대해 미 국가대표팀의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서류를 미시간 주 랜싱의 FBI 주재 요원에게 이관했으며 두 곳의 요원들이 뒤에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려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나사르는 신고가 있은 뒤에도 14개월 가까이 체조대표단 진료를 계속했다. 나사르에 대한 기소가 이뤄진 것은 2016년이며 2018년에 성추행과 아동포르노를 이용한 죄로 종신형을 받았다.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은 법무부가 지난해 5월 감찰관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인디애나폴리스 FBI 요원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제기됐다.

보고서에 주요 피해자로 기재된 바일스, 마루니, 니콜스, 레이스먼 등은 각각 5000만 달러(약 689억 원)의 피해 보상을 청구했다. 다른 피해 여성들의 청구 액수는 모두 달랐다.

원고 가운데 2015년 18살이던 서맨서 로이는 2015년 7월 28일 이후 나사르에게 40번 이상 성추행을 당했으며 12살일 때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는 2017년부터 재임해온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의 사과 표명도 포함돼 있다.

FBI의 실수에 대한 보상 합의가 최근 여러 차례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2018년 발생한 사우스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격 사건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보상으로 1억2750만 달러(약 1756억 원)를 지불키로 합의했다. FBI는 가해자가 총기를 가지고 있으며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제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FBI 요원들을 기소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경험이 많은 검사들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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