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인플루언서 총리’라 불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9일부터 시작되는 인도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너무 소셜미디어에만 매달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디 총리 측은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대 게이머, 인터넷 개인방송 BJ 등 7명의 청년들과 소통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모디 총리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 등을 배우고 VR(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디 총리와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한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왔다. 2014년 처음 총리가 된 총선 때도 X(옛 트위터)에서 40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모디 열풍을 일으켰다.
구글 광고투명성센터에 따르면 BJP는 올해도 정치광고에 4억7000만 루피(약 7억5000만 원)를 지출했는데, 대부분 소셜미디어에 투입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BJP는 모디 총리가 유권자 이름을 부르며 투표를 독려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권자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선거에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유독 큰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총선은 29세 이하 유권자가 2억 명이 넘어 전체 유권자의 약 20%에 이른다. 인도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7억 명이 넘으며, 2022년 기준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용량)의 21%가 인도에서 나왔다.
모디 총리는 2014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도 최초의 소셜미디어 총리”라 불렀을 정도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왔다. 정보기술(IT)매체 레스트오브월드는 “많은 이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열광적으로 소비하는 사회가 어떻게 정치 구조를 재창조하는지 간과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 분야에서 앞서 우위를 점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너무 소셜미디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언론 노출 등은 피하면서 소셜미디어로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비판이다. 지난달 BJP는 “모디 총리가 인도 유학생 귀국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시 중단시켰다”는 거짓 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은 17일 “많은 인도 청년들이 이를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며 “모디 총리는 사람들이 거짓을 진실이라 믿도록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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